외국어는 멋있고 일본어는 왜 제지당할까?
– 방송 속 외국어 차별, 그 이면의 역사와 심리
TV를 보다 보면, 종종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방송에서 출연자나 아나운서가 영어, 불어 등을 말하면 주변에서 "오~ 유식하다!" 하면서
칭찬하거나 환호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일본어를 사용하면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어~ 안 돼요~",
"그건 쓰면 안 되죠~" 하며 농담처럼 제지하거나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죠.
왜 같은 외국어인데도, 반응이 이렇게 다를까요?

1. 단순 언어의 문제가 아니다 – 역사적 트라우마
한국과 일본은 오랜 역사적 갈등을 겪어 왔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1910~1945)**는 한국인에게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 시기, 일본은 조선인을 대상으로 일본어 교육을 강요하고 한국어 사용을 억제했습니다.
일상생활에서조차 일본어를 쓰지 않으면 차별받거나 불이익을 겪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그 결과, 일본어는 단순한 언어가 아닌 억압과 지배의 상징처럼 여겨지게 되었고,
그 인식은 여전히 사회에 남아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에게는 일본어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강한 경우도 있습니다.
2. 영어·불어는 지적인데 일본어는 가볍다고?
방송에서는 영어, 불어, 독일어 등 서구권 언어를 쓸 때,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언어들은 보통 학문, 외교, 패션, 영화, 비즈니스 등 전문 분야에서 접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 교육 과정에서도 "지적인 언어"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일본어는 너무 일상적이고, 한국과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나라의 언어다 보니
'새롭거나 유식한 느낌'이 적습니다.
게다가 일본어는 일부 애니메이션, 게임, '오타쿠 문화'와 연결되면서,
방송에서는 장난스럽거나 지나치게 마니악한 언어처럼 인식되기도 합니다.
이로 인해 일본어 사용이 웃음거리로 전락하거나, 가볍게 제지되는 일이 발생하죠.
3. 규제의 영향도 있다 – 방송통신심의규정
이중적 반응에는 제도적 배경도 있습니다.
과거 한국 방송은 일본 문화 전면 금지 시대를 겪었고,
그 흔적이 지금도 일부 남아 있습니다.
일부 방송 용어는 지금도 순화어로 바꾸는 것이 권장됩니다.
예를 들어:
- "오이시이(おいしい)" → "맛있어요"
- "다마(たま, 공)" → "공"
- "센빠이(先輩)" → "선배"
방송사에서는 이를 의식해, 일본어 사용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아예 사전 제지를 하기도 합니다.
4. 사례로 보는 언어 반응의 차이
✔️ 유학파 출연자의 영어
- "와~ 영어 잘하시네요!"
- 배경: 미국 대학 출신, 유창한 발음
- 반응: 존경, 부러움, 긍정적
✔️ 프랑스어 간단 인사
- "봉쥬르~ 오~ 분위기 있어!"
- 배경: 패션, 문화 이미지
- 반응: 세련됨, 고급스러움
❌ 일본어 인사나 표현
- "아리가또~ (감사합니다)" → "어, 거기까지만 하세요~"
- 배경: 방송 자제 분위기, 문화 인식
- 반응: 제지, 조롱, 민감함
5. 시대는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어와 일본 문화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도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젊은 층은 일본어를 단순히 하나의 언어로, 콘텐츠 소비의 수단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고, 방송도 점점 더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중파나 지상파 방송에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으며,
이중잣대나 불편한 감정이 사라지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같은 외국어인데도 왜 반응이 다른지 궁금했던 분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역사적 맥락과 사회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언어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그 언어가 담고 있는 기억과 감정, 맥락이 함께 따라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를 말하는 순간,
그 언어가 속한 역사와 문화도 같이 말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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